오늘 말씀의 첫 시작인 31절 말씀을 다시 표준새번역으로 봉독해 봅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을 두고 우리가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겠습니까?”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구 하나 내 편이 되어주지 않고, 모든 이들이 나의 말에 반기를 들고 반대를 할 때도 있습니다. 내 생각이나 뜻을 잘 받아주지 않아 답답하기도 하고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외로울 때 이 말씀 자체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뿐만아니라 오늘 말씀 중에 33절을 역시 표준새번역으로 다시 봉독해 봅니다. “하나님께서 택하신 사람들을, 누가 감히 고소하겠습니까? 의롭게 하여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신데”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소송을 당하거나 정죄당할 때, 내가 한 일도 아닌데 비판을 받고, 억울한 누명을 써서 대가를 치러야 할 때, 오늘 말씀에서처럼 세상은 우리를 정죄할 수 없고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다는 말씀에 위로가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도전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35절 말씀도 표준새번역으로 살펴봅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곤고입니까, 핍박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협입니까, 또는 칼입니까”

그리고 결론으로 39절 말씀은 이렇게 결론을 짓습니다.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어떤 핍박이 와도 심지어 죽음도 결단코 나와 하나님 사이를 끊어놓을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살아가는 자임이 확인되는 복음의 말씀 그 자체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유혹하고 공격해 온다고 해도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하다는 말씀을 만나며 점점 어려운 시기에, 고난의 한복판에 다시금 확신과 믿음을 굳게 세우게 됩니다.

그런데 말씀을 주목해 보면 한 가지 사실에 주목해 봅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은 내 편이 아닌 우리 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어떤 세력도 나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고 합니다. 모두 다 우리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계속해서 내가 아닌 우리, 나의 하나님이 아닌 우리의 하나님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먼저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 신앙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 시대에도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자신들 민족의 신으로만 믿었습니다. 더 들어가서는 유대인 성인남자, 더 좁게는 유대인으로 몸에 병이 없는 성인남자만의 하나님으로 이해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 외에, 자신들이 규정해 놓은 틀 안에 들어오지 않는 이들은 하나님의 편도 아니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자도 아니기에 쉽게 정죄하였습니다. 누구의 하나님은 되고 누구의 하나님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편을 나누고 그편에 서지 못하고 반대편에 있는 이들을 쉽게 정죄하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잘못이 없고 옳고 당신이 잘못되었다고 틀렸다고 분리를 시켜 버립니다. 더욱 이런저런 생각들의 차이로 인해 극단으로 치닫는 한국사회에 오늘의 말씀은 우리에게 큰 울림과 도전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나와 너를 분리하고 정죄하고 비난하는 삶이 아니라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의 힘과 능력으로 우리가 되어 우리의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는 삶이 되길 소망합니다.

● 주기도문